라파엘로가 창작한 회화인 "발론치 제단화"가 X선 스캔과 AI 분석에 의해 작품에 사용된 색상 구성과 화학 물질이 밝혀졌다.
| 잃어버린 명화
이번 연구에 사용된 라파엘로의 예술 작품은 '발론치 제단화'로, 라파엘로의 초기 작품 중 하나로, 이 제단화는 성부가 트렌티노의 성 니콜라우스를 대관하는 장면, 성모 마리아와 악마의 모습이 그려져 있으며, 1501년에 완성되었다.
그러나 18세기에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크게 손상되었고, 현재 몇 개의 조각과 밑그림만 남아 있다. 최근, 이 '발론치 제단화' 중 남아 있는 성부와 성모 마리아가 그려진 두 개의 조각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졌는데, 먼저 마이크로 형광 X선(MA-XRF) 스캔을 수행했다. 이 스캔을 통해 회화에 사용된 57가지 색소(그림에 쓰인 재료)와 50만 개 이상의 합성 스펙트럼 데이터를 얻었고, 이 데이터를 뉴럴 네트워크의 학습에 사용했다.
다시 말해, 연구팀은 "눈에 보이는 색과 그것을 구성하는 화학 물질을 AI 모델이 세부적으로 분석하도록 학습시켰다"는 것이다.
| 분석을 통해 밝혀진 화학 물질
XRF 데이터에서 AI는 라파엘로가 500년 이상 전에 두 개의 조각에 칠한 화학 원소를 식별했다. 회화의 밑바탕에 사용된 흰색은 납을 기반으로 한 것이며, 인물의 피부 색조에는 수은 기반의 주홍색 색소가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더 큰 조각에서 성부를 둘러싼 녹색 커튼은 구리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보안다. 그러나 미국 과학 진흥 협회에 따르면, 이 커튼은 화학적으로 칼륨과도 관련이 있으며, 색소는 아즈라이트 같은 광물이나 노란색 레이크 색소를 섞은 수지산 구리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번 MA-XRF 스캔과 AI 분석의 성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MA-XRF 스캔을 통해 현재 상태에서는 부분적으로 숨겨져 있는 금박 모티프가 이 두 개의 패널에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또한 시대와 맞지 않는 색소에 의해 장기간 진행된 복원 작업의 흔적도 확인되었다. 즉, 이번 분석을 통해 라파엘로가 최종적으로 채택하지 않은 모티프의 흔적도 발견할 수 있었고, 그 이후에 이루어진 복원 작업의 세부 사항도 밝혀졌다.
현재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 이 '발론치 제단화'는 1501년부터 약 300년 동안 이탈리아 움브리아주의 한 교회에 보관되었다. 그러나 1789년 대지진으로 대부분이 파손되었다. 남은 조각은 로마 교황 비오 6세의 손에 넘어가 한때 로마로 옮겨졌고, 이후 나폴레옹에게 압수되어 나폴레옹 미술관(현재의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었다.
이번에 분석된 두 개의 조각은 나폴리로 옮겨져 현재도 그곳에 보존되고 있다. 발론치 제단화의 자세한 역사는 The Frick Collection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또한 후에 제작된 제단화의 전체 모습이 담긴 콜라주도 볼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합성 데이터셋으로 모델을 학습시켜 더 빠르고 정확한 분석이 가능해졌다. 이는 라파엘로가 여러 색소를 사용한 부분에서, 흐릿한 부분을 제거하는 디컨볼루션 이미지 처리 방법보다 높은 정확도를 제공했다고 한다.
기존의 디컨볼루션 방법은 다양한 색소와 화학 물질이 섞인 영역에서 노이즈가 남아 적절한 분석이 어려웠다고 한다. 예술품 '복원' 실패를 방지하기 위해서 연구팀은 이번 합성 데이터를 통한 모델이 MA-XRF 스캔으로 생성된 요소를 더 적절하게 분석할 수 있었음을 토대로, "기존 디컨볼루션 방법에서 흔히 발생하는 제약을 잘 극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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