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일본인의 유전자 속에 오래된 조상의 흔적이 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아시아 북동부에서 일본 열도의 북쪽 끝으로 이주한 인류가 현대 일본인의 조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는 일본인의 기원이 두 집단에서만 형성된 것이 아니라, 세 집단의 혼합으로 이루어졌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
| 일본인의 유전자에서 발견된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조상에 대한 연구 결과
그동안 일본 인구 형성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은 두 집단의 혼합에 근거해 왔다. 첫 번째 집단은 약 1만 년 전 고대 동아시아에서 일본에 정착한 '조몬인'으로, 이들은 주로 사냥과 채집으로 생계를 이어간 초기 주민이다. 두 번째 집단은 약 2,300년 전부터 중국과 한국 등 대륙 본토에서 이주해 온 벼농사 민족이었다.
그런데 일본으로의 세 번째 이주 물결이 있었다는 점이 새롭게 확인된 것이다. 이 연구를 이끈 유전학자 테라오 치카시 박사와 연구팀은 일본 전역에서 3,200명 이상의 DNA 샘플을 분석했다. DNA는 우리 몸 속에 있는 유전 정보로, 이를 통해 조상의 흔적을 추적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일본 인구의 유전적 구조가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각 지역의 유전자 분포와 이주 경로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대 일본인의 유전적 구성은 세 가지 주요 계보로 나뉜다. 첫 번째는 일본 남부 지역에서 발견되는 조몬인의 유전자다. 두 번째는 일본 서부 지역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한족'의 유전자다. 한족은 중국의 주요 민족으로, 이 지역 사람들은 한족과 유전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세 번째는 일본 북동부 지역 사람들의 유전적 특징으로, 이들은 한국과 중국 조상이 혼합된 결과를 보인다.
일본 북동부 지역은 5세기경 '에미시'라는 고대 민족이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에미시는 일본 역사 기록에서 "새우 야만인"으로 불렸으며, 그들의 기원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반도에 살던 사람들의 후손일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북동부 일본인의 유전적 구성에서 이러한 고대 민족의 흔적을 찾고자 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일본인의 유전성 유방암과 관련된 두 가지 유전자의 기원을 파악하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 예를 들어, 일본 동부 지역에서 많이 발견되는 특정 BRCA1 유전자 변이는 북동부 일본인의 조상에게서 유래하여 일본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BRCA1 유전자는 유방암 발생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다.
이번 연구가 아직 초기 단계이며, 모든 결과가 완전히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일본 대부분의 지역에서 세 가지 계보가 모두 나타났지만, 보다 정확한 결론을 얻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고대 유전자 샘플의 부족은 현대 일본인의 유전적 변이를 과거와 비교하는 데 제약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게재되었으며, 앞으로도 일본인의 유전적 기원에 대한 더 많은 비밀이 밝혀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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