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 아이슬란드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직접 공기 포집(DAC) 플랜트가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이 시설은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CO2)를 대기에서 끌어와 지하로 보내고, 암석으로 변환합니다.
세계 최대의 DAC 시설 등장
이번에 새롭게 가동된 DAC 시설 '매머드(Mammoth)'는 스위스 Climeworks사가 운영하는데, 이 회사는 2021년에도 당시 세계 최대였던 DAC 시설 '오르카(Orca)'를 가동하며 관심을 받았습니다. DAC란 공기 중의 CO2를 직접 회수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1년 동안 고작 30초 분량?
매머드는 연간 36,000톤의 CO2를 회수할 수 있습니다. 세계 평균 1인당 CO2 배출량이 4.7톤, 일본은 8.5톤(2022년 기준)인데, 매머드는 연간 세계 평균 7,660명분의 CO2를 회수해 암석으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22년 세계 CO2 배출량은 371.5억 톤입니다. 매머드는 연간 약 100만 분의 1, 즉 약 30초 분량의 CO2를 회수하는 셈입니다. 오르카는 연간 3.4초 분량이니, 두 시설을 합치면 1년 동안 약 34초 분량의 CO2를 회수할 수 있습니다. 1년 걸려서 고작 30초라니...
미래목표는 2030년까지 100만 톤, 2050년까지 10억 톤
Climeworks는 2030년까지 100만 톤, 2050년까지 10억 톤의 CO2를 회수할 계획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Net Zero를 달성하려면 연간 최대 6억 톤의 CO2를 회수해야 한다고 합니다. Net Zero는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같아져 실질적으로 '0'이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만약 10억 톤을 정말 회수할 수 있다면, 그럼 목표 달성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DAC 시설, CO2를 배출하지 않나요?
72개의 작은 유닛으로 구성된 DAC 시설은 필요한 에너지를 아이슬란드의 ON Power가 지열발전으로 공급합니다. 지열발전은 지구 내부의 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으로, CO2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 에너지입니다.
높은 비용 문제
2021년 오르카 가동 당시 Climeworks는 CO2 회수 비용 목표를 톤당 100달러로 설정했지만, 실제 비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CO2를 회수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매우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회사는 2030년까지 CO2 회수 비용을 톤당 약 63만 원에서 약 95만 원으로 낮추고자 합니다.
DAC 의존 문제
DAC 기술이 발전하고 규모가 커져야 철강, 해운, 항공 등 Net Zero 달성이 어려운 산업에서 파리 협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이 발전해 대규모 회수 및 저장이 저비용으로 가능해지면, 화석 연료 사용과 배출량 감축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가스 및 석유 기업이 DAC에 적극적이며, 미국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 상황은 다소 우려스럽습니다. 만약 부유한 가스, 석유 기업이나 AI 개발을 추진하는 거대 기업이 “돈을 줄 테니 CO2를 많이 배출하겠다”는 상황이 되면, 탈탄소의 근본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재생 가능 에너지와 배터리 도입을 가속화해 최대한 배출량을 줄이고, DAC는 최후의 수단으로 삼아야 합니다. 지금의 기술로는 1년에 고작 30초 분량의 CO2를 제거할 수 있지만, DAC 기술의 발전과 함께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취해야 할 다양한 접근법 중 하나로 주목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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