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애정 표현, 키스 유래는 유인원 조상 털 고르기에서 진화했다?

"키스"는 인간의 애정 표현 중 가장 상징적인 행위 중 하나다. 키스는 오래전부터 전 세계 다양한 문화권에서 행해져 왔으나, 인류가 처음으로 키스 유래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영국 워릭 대학교의 심리학자 아드리아노 라메이라(Adriano Lameira) 박사가 "키스는 유인원의 조상이 했던 털 손질(그루밍) 행동에서 진화한 것"이라는 새로운 이론을 발표했다.

 

 

털 손질에서 어떻게 키스가 탄생했을까?

 

이 연구의 자세한 내용은 2024년 10월 17일에 과학 저널 "Evolutionary Anthropology"에 게재되었다.

 

키스 유래

 

인간의 애정 표현, 키스 유래

 

 

인간은 키스를 매우 좋아하는 존재다. 오늘날 키스는 전 세계 여러 문화권에서 애정 표현의 한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가 언제부터 키스를 시작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문화에 따라 키스의 의미나 규칙이 다양하게 발전했다.

 

예를 들어, 고대 로마에서는 상황과 상대에 따라 세 가지 주요 키스 유형이 존재했다고 한다.

 

오스쿨룸(osculum): 친근한 사람에게 존경과 우정을 나타내기 위해 뺨에 하는 가벼운 키스.

바시움(basium): 연인이나 가족 간의 친밀한 상대에게 하는 입술 키스이지만 성적인 의미는 없다.

사비움(savium): 열정적이며 성적인 의미가 담긴 키스로, 주로 파트너 간에 이루어졌다.

 

이처럼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키스를 하지만, 키스 유래는 여전히 의문이다. 현재까지 제시된 키스의 기원에 관한 가설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아기 수유 과정에서 생긴 '빨기' 동작에서 비롯되었다는 설, 부모가 음식을 씹어 아기에게 전달하던 행동에서 비롯되었다는 설, 또는 키스를 통해 침 속의 미생물이나 정보를 교환하여 유전적 건강 상태와 생물학적 적합성을 측정하려는 본능적 방법으로 생겼다는 설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설들은 증거가 부족하여 많은 전문가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키스는 "털 손질"에서 진화했을까?

 

유인원 조상 털 고르기에서 진화했다?

 

 

이에 라메이라 박사는 인간이 아닌 동물 중에서 키스와 유사한 행동을 하는 종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조사 결과, 유인원 중 침팬지와 보노보만이 키스와 유사한 행동을 보였으며, 이들은 유전적으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유인원으로 알려져 있다. 라메이라 박사는 이러한 관찰을 바탕으로, 키스가 침팬지와 보노보가 하는 "털 손질" 행동에서 진화했다는 새로운 가설을 제안했다.

 

털 손질은 특히 영장류에게 중요한 사회적 결속의 역할을 한다. 침팬지와 보노보는 털 손질의 마무리 단계에서 입술을 내밀어 상대의 피부에 빨아들여, 먼지나 기생충을 제거한다. 이는 현대 키스와 유사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이 가설은 "털 손질 마무리 키스 가설"로 불리며, 약 700만 년 전 지상으로 내려온 유인원의 조상이 체모가 줄어들며 기존의 털 손질 역할은 줄어들었지만, 입맞춤 행동이 사회적 결속을 위해 남아 인간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키스의 보편성에 대한 문제점

 

 

 

다만 라메이라 박사의 이론은 여전히 가설의 범주에 있으며, 그 보편성에 대한 문제는 남아 있다. 미국 네바다 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168개 문화권 중 사랑이나 성적 의미에서 키스를 하는 문화는 전체의 46%에 불과하다고 한다.

 

일부 전통적인 문화권에서는 키스를 전혀 하지 않거나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키스는 반드시 모든 인류가 해온 보편적 행동이 아니며, 서구 문화권에서 더욱 강하게 자리 잡은 애정 표현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키스가 과연 유인원 조상부터 내려온 것인지, 아니면 인간이 발전시킨 문화적 행동인지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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