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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의 말보다 선물이 더 효과적이다?

by 아이디어박람회 2024.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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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나 친구가 우울해할 때, 어떻게 그들을 위로할지 고민해 본 적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어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다. 이럴 때 꽃이나 초콜릿 같은 작은 선물을 건네는 것이 위로의 말보다 상대방의 기분을 회복시키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한다.

 

위로의 말보다 선물이 더 효과적이다?

 

 

미국 뉴욕주립대 올버니 캠퍼스(University at Albany)의 힐러리 J. D. 위너(Hillary J. D. Wiener) 연구진은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선물을 받을 때 상대방이 자신을 위해 더 큰 희생을 했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감정적인 회복이 더 잘 이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의 상세 내용은 2024년 8월 16일 자 '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에 게재되었다.

 

위로의 말보다 선물이 더 효과적이다

 

일에서의 실패나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 혹은 그저 기분이 우울한 날 등 누구나 힘든 경험을 피할 수는 없다. 가족이나 친구가 우울해할 때 문제를 대신 해결해 줄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위로의 말을 건네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위로의 말을 해도 상대의 기분을 회복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럴 때 상대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싫은 일을 겪은 사람에게 대화와 선물 두 가지를 제공했을 때, 어느 쪽이 감정 회복에 더 효과적인지 검증했다. 지원 방법으로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주거나 무료로 베이비시터를 하는 등 유형적 지원도 있지만, 이번 연구는 감정적 지원에 한정해 진행되었다.

 

감정적 지원이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상대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정신적으로 지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지원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번아웃 증후군처럼 간단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에게 타인이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지원이 감정적 지원이기 때문이다.

 

둘째, 다른 요소를 배제하고 대화와 선물의 효과를 비교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다.

 

대화를 통한 지원은 두 명 이상이 구두 또는 텍스트 메시지 등으로 여러 차례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정의되었다.

 

선물을 통한 지원은 음식이나 꽃처럼 ① 제품, ② 비교적 저렴한 가격, ③ 중간 정도의 품질, ④ 무형의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정의되었다.

 

이 네 가지 정의를 통해, 대화가 동반되는 체험형 선물이나 극도로 비싸거나 고품질의 물건을 주어 대화보다 가치를 느끼게 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에게 금전을 주는 등 선물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상황을 방지해 대화와 선물의 가치에 치우침이 없도록 했다.

 

또한, 모든 검증에서 대화와 선물이 동일한 질과 비용을 가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사전에 측정하고, 참가자의 시급을 기준으로 소요 시간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는 등의 조정을 거쳤다.

 

먼저, 선물과 대화 중 어느 쪽이 상대방의 감정을 더 효과적으로 회복시키는지 검증이 이루어졌다.

 

검증에서는 친밀한 관계의 81쌍이 지원 제공자 혹은 수령자의 역할을 맡았으며, 수령자가 선택한 지원을 받고 싶은 사안에 대해 선물 또는 대화 중 하나를 주최자가 무작위로 지시해 지원을 제공하고, 지원 전후의 감정을 7단계로 보고하게 했다.

 

또한, 이 검증과는 별도로 참가자를 모집해 과거 경험에서 선물과 대화 중 어느 쪽이 더 감정 회복에 효과적이었는지 조사했다. 더 나아가, 같은 지원 내용이더라도 선물로 제공되는 경우와 대화로 제공되는 경우의 차이를 조사하기 위해, 싫은 일을 겪은 후 친구가 특별히 아침 식사를 대접하며 잡담을 나눈 경우(=선물)와 평소에 번갈아가며 대접하지만 깊은 이야기를 나눈 경우(=대화)를 상정해 참가자들에게 평가하게 했다.

 

그 결과, 모든 검증에서 지원 수령자는 동일한 내용이나 비용의 대화를 통해 지원받은 후보다 선물을 받은 후 감정 회복이 더 크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선물을 받은 수령자의 감정 회복 점수가 평균 1.4점(7단계 평가) 더 높았다. 특히, 실제 행동과 회상 모두에서 선물이 더 효과적이었다는 점, 아침 식사와 대화라는 동일한 지원 내용에서도 선물로 제공된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는 점은 흥미로운 결과다. 그렇다면 왜 선물이 상대방의 기분을 효과적으로 회복시키는 걸까?

 

선물이 기분을 회복시키는 메커니즘

 

연구진은 선물이 상대방의 기분을 회복시키는 메커니즘을 파악하기 위해 추가 검증을 진행했다. 이 검증에서는, 구직 면접에서 떨어진 후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바로 대화할 수 없는 대신 간식 배달을 해주거나, 나중에 전화로 대화를 나눈다는 가정을 두고 지원 전후의 감정과 지원 제공자의 동기, 제공자의 비용(시간, 비용, 수고 등)이나 부담(감정적 고려 등)의 정도에 대해 참가자들이 평가했다.

 

검증 결과, 대화보다 선물이 수령자를 중심으로 한 동기에 기초하고 있으며, 그것이 제공자가 더 큰 비용과 부담을 지불했다는 수령자의 인식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런 인식 차이가 생기는 원인은 대화의 특성에 있다. 우선, 대화는 공동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지원 제공자와 수령자 모두 시간과 감정적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어, 선물과 달리 일방적이지 않다. 또한, 대화는 수령자의 상황 개선만을 목표로 하지 않고, 지원 제공자도 대화를 통해 행복을 느끼거나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등 이득을 얻게 된다.

 

따라서 수령자는 상호작용을 동반하는 대화보다, 수령자에게만 이익을 주는 선물이 제공자가 더 수령자에게 집중하고 더 큰 비용을 지불했다고 느끼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타인이 자신을 위해 비용을 지불했다고 인식할수록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더 큰 비용이 든 선물이 대화보다 더 효과적인 지원이 되는 것이다.

 

추가 검증으로, 자동차 사고를 당해 부상자나 배상 책임은 없지만 며칠간 차 없이 생활해야 할 상황에서 친구에게 전화 대화나 선물로 지원받은 경우를 가정하고, 지원 전후의 감정과 지원이 얼마나 비용이 들었는지, 배려심이 있었는지, 놀라웠는지, 기분을 전환시켰는지 등을 참가자들에게 평가하게 했다.

 

그 결과, 선물이 감정 회복에 미치는 과정에는 두 가지 경로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첫째, 선물은 대화보다 의외성이 있는 감정적 지원이기 때문에, 선물로 인한 놀라움이 수령자의 주의를 문제에서 돌려 감정 회복으로 이어지는 경로다.

 

둘째, 수령자에게는 선물이 대화보다 제공자가 더 큰 비용을 지불했다고 느껴지며, 제공자의 배려가 더 강하게 인식됨으로써 감정 회복이 촉진되는 경로다.

 

즉, 선물이 주는 놀라움과 제공자의 비용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감정 회복을 촉진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소소한 선물로는 꽃이나 과자, 아로마 같은 휴식을 위한 제품, 음료 등이 일반적이다. 특히 꽃은 보는 것만으로도 뇌의 편도체 활동을 억제하고, 스트레스로 인해 상승한 혈압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보고된 바 있어, 상대가 좋아할 만한 선물이 딱히 떠오르지 않을 때 추천할 만한 선택지다.

 

물론 사람의 마음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겠지만, 만약 가까운 사람이 우울해한다면 작은 선물을 건네보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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