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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테이프 바나나, 빈센트 반 고흐의 상상 속 반응

by 아이디어박람회 2024.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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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덕트 테이프로 붙인 바나나 작품은 2019년 처음 등장했을 때 논란을 일으켰다. 이 작품은 이번 달 초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코미디언'(Comedian)이라는 제목으로 600만 달러 이상에 팔리며 다시 한 번 화제가 되었다.

 

그런데 문득 드는 생각이 이런 작품에 대해 과거의 예술 거장들이 보면 이런 현대 미술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오랜 시간 동안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을 다채로운 일러스트로 재해석해 온 예술가 알리레자 카리미 모가담은 이 질문에 대해 상상력을 발휘해 반 고흐의 반응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자신의 그림들을 판해하고자 가판대에 서 있는 반 고흐

 

 

모가담의 일러스트 속에서 반 고흐는 자신의 유명한 그림들을 판매하는 가판대에 서 있다. '별이 빛나는 밤', '자화상', '해바라기', '아이리스' 등 그의 대표작들이 전시되어 있지만, 모든 작품의 중앙에는 바나나가 덕트 테이프로 붙어 있다. 절박한 표정의 반 고흐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이 새로운 버전의 작품들을 봐달라는 듯 팔을 들어 올리고 있다.

 

또한, 모가담은 이 일러스트와 함께 반 고흐가 그의 형 테오에게 보냈을 법한 허구의 편지도 추가했다. 이 편지에서 반 고흐는 자신의 최신 작품들에 대해 테오에게 전하는 내용처럼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사랑하는 테오, 이 편지를 쓰면서 너무 기뻐. 좋은 소식이 있어. 내가 많은 그림을 한 수집가에게 판매하는 데 성공했거든." 반 고흐의 힘들었던 삶을 알고 있는 독자들에게, 이 장면은 마치 그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편지에는 반전이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내 예술에 대한 이상과 신념에서 조금 벗어난 것 같아,"라며 이어진다. "하지만 어쩌겠어? 집 근처 식당은 내 예술적 신념엔 전혀 관심이 없고, 오직 돈만 필요로 하더군! 오늘 배운 재미있는 단어가 있는데, 네가 좋아할 것 같아. 그 단어는 '흔함'(Banality)이라고 해." 모가담은 현대 사회에서 반 고흐가 느낄 법한 복잡한 감정을 자주 표현해왔다.

 

그는 반 고흐가 기술 중심의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외톨이처럼 느끼거나 자신의 자리를 찾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자주 그려냈다. 예를 들어, 반 고흐가 자신의 그림이 새겨진 상품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서도 자신은 그 상품을 살 돈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장면, 혹은 해바라기 벽화 앞에서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지만 그들이 요청한 사람이 바로 반 고흐라는 사실을 모르는 상황을 상상했다. 이는 반 고흐가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신은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외로운 예술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 고흐가 자신의 그림이 새겨진 상품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서도 자신은 그 상품을 살 돈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장면

 

해바라기 벽화 앞에서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지만 그들이 요청한 사람이 바로 반 고흐라는 사실을 모르는 상황을 상상

 

반 고흐가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신은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외로운 예술가로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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